2009년 9월 17일 목요일

포항 스틸러스, 과거 명가의 재건인가 파리아스의 매직인가??


16년만에 리그컵 우승을 차지한 포항 스틸러스 / 뉴스뱅크이미지

파리아스의 매직일 뿐인가? 아니면 진정한 구 명가의 재건인가?

UEFA 챔피언스 리그가 한참 진행 중인 현 상황에 챔피언스리그 얘기가 아닌 국내 K리그의 이야기를 전해드려 조금 생소한 면이 있겠지만 최근 포항 스틸러스는 유럽축구보다 재밌는 축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과거 전통 명가로 군림하며 K리그를 좌지우지하던 스틸러스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네임벨류가 있는 선수들은 다 빠져나가고 마치 AC밀란처럼 노후를 생각한 스타들이 모이는 축구클럽으로 밖에 인식되지 않던 포항 스틸러스였습니다.

최순호, 황선홍,홍명보,고정운, 이동국 등 수많은 스타 플레이어를 키워냈지만 9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우승 한번 못하는 한물 간 클럽일 뿐이었습니다.

그런 그들이 브라질출신의 파리아스 감독을 영입하면서부터 많은 것들이 달라졌습니다.


포항 스틸러스 와 부산 아이파크의 결승전을 지켜보는 파리아스감독 / 뉴스뱅크이미지

포항의 재건! 이름도 없는 파리아스감독 영입

지난 2005년 겨우 서른 여덟의 나이에 이름도 생소한 감독에게 포항의 지휘봉을 맡기자 수많은 축구팬들은 의아하게 생각하며 반신반의 했습니다. 하지만 이때도 2004년에 이미 브라질 최우수 지도자 4인 가운데 한명으로 뽑혔으며 과거 브라질 청소년 대표팀 감독도 지냈습니다.

그런 파리아스 감독도 문제는 있었습니다. 2005년은 영입된 첫해라서 그렇더라고 하지만 2006년도 별 좋은 성적을 내지못하며 원성이 있었지만 포항 스틸러스는 그를 기다렸습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그는 드디어 마법을 뽑내기 시작했습니다.

2007년 K-리그 우승, 2008년 FA컵 우승, 바로 어제 리그 컵 대회도 우승하게 되었습니다. 파리아스는 국내에 있는 대회의 챔피언 타이틀은 모두 경험했습니다.

게다가 1990년에 개장한 스틸야드는 여지껏 챔피언 시상식을 해본 유래가 없는 장소였습니다. 그 한을 어제 파리아스 감독이 19년만에 처음으로 홈 팬들과 함께하는 우승 세레머니를 펼쳤던 것입니다.

파리아스 감독에 의해 포항 스틸러스의 역사가 바뀌고 있고 팬들을 불러모으고 있는 것입니다.

얼마전 포항은 일찌감치 2년 재계약에 성공하며 2011년까지 포항의 감독으로 파리아스 감독을 데리고 있게 되었습니다.

파리아스 감독은 국내 감독들과는 좀 다른 길을 걷고 있습니다.

포항 선수들과 개인적으로 상당히 친한 관계에 있고 연습도 자유롭게 연습하며 모두 가족같이 친구같이 형동생하며 지내는 것은 지난 감독들과의 차이점입니다.(과거 우리나라 감독들은 스파르타식을 추구했습니다)

그리고 유명한 일화 중 재계약 당시 포스코에서 차를 한대 선물했는데 그 차가 포스코 사장이 타고 다니는 차란 것을 안 파리아스 감독은 그래도 사장과 같은 차를 타고 다닐 수는 없다며 궂이 받지 않겠다는 것을 포항은 부담없이 받아라고 하며 기어이 주고 말았습니다. 그게 재계약을 할 수 있었던 이유였을 지도 모르죠. 그런 겸손한 자세가 인간미를 물씬 풍기고 있습니다. 한국인의 정서와 상당히 잘 어울리는 모습입니다.


리그컵 중 데닐손의 두번째 골을 함께 축하하는 선수들 / 뉴스뱅크이미지

맨유 퍼거슨 감독보다 더 화려한 로테이션 정책!!!

파리아스 마법의 핵심은 바로 로테이션 정책입니다. 그 로테이션 정책에 의해 다양한 전술과 용병술이 나오게 되었고 이는 상대팀 감독의 허를 찌르게 된 것입니다.

올해 시즌 초반 팀의 스트라이커인 데닐손과 스테보가 부진하자 뜬금없이 2군 리그의 득점왕 유창현을 1군 스트라이커로 기용했고 윙백인 최효진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했고 서울과 리그컵 준결승전때는 최종 수비수인 오까야마를 최종 공격수로 기용하는 등 각종 용병술은 상대팀에게 예측을 못하게 하였으며 특히나 포항의 특색은 선발과 후보의 뚜렷한 차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포항 스틸러스 앰블렘 / 포항 스틸러스 홈페이지

주전 경쟁 유도 구조의 심리전!!

위에서 얘기했다시피 파리아스감독은 주전도 후보도 없는 짜임새있는 선수층을 가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특출난 스타플레이어도 없고 하물며 얼마전까지는 대표팀 선수조차 없었습니다.

파리아스 감독은 경기전 미리 선수를 구상해 두지만 항상 2~3명의 추가 선수를 더 데리고 갑니다.(경기 엔트리에 17명을 포함하며 주전 11명과 후보 6명을 둡니다.) 17명 중 베스트 멤버로 전술 훈련에 참가했지만 다음날 후보에도 못끼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은 부지기수 입니다.

자율성을 강조하지만 팀내 주전 경쟁으로 인한 팽팽한 긴장감이 흐를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리그컵 이전 제주와 리그 경기가 있었는데 리그컵을 위해 많은 선수들이 빠졌지만 약 1.5군이라고 생각되는 팀이 K리그 한경기 최다 골인 8골(기존 7골)을 넣으며 승리를 했습니다.

AFC 챔피언스 리그 로고 / AFC홈페이지

그랜드슬램을 향해!!!!

파리아스 감독이 욕심내고 있는 또 하나의 우승컵..바로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입니다.

챔피언스리그컵만 따내면 파리아스는 국내 축구 클럽이 가질 수 있는 모든 우승컵은 다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제 일주일 뒤 아시아의 레알마드리드라고 불리는 분요드코르를 상대로 8강전을 적지에서 치르게 됩니다.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전 첼시감독이 현재 감독이며 세계적인 명성의 선수 브라질의 히바우두선수를 주축으로 하는 분뇨드코르는 AFC 챔스리그의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기에 어려움이 많이 따를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포항의 추세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파리아스 감독은 '히바우두가 어느 시절의 히바우두인가'라고 말하며 이미 한물갔다는 생각을 밝히며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겠다고 다짐을 하고 있습니다.



리그컵 우승 후 트로피와 부상을 받고 기뻐하는 선수들 / 뉴스뱅크이미지

전무후무한 트레블 도전!!!!

그리고 파리아스감독과 스틸러스 선수들은 또 하나의 꿈이 있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지난 시즌 FC바르셀로나가 해냈던 트레블입니다.

리그 우승, 리그컵 우승,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한해에 다 기록하려는 의도입니다.

우리나라 클럽으로서는 현재까지 유일한 도전이라고 보이며 이전에도 트레블을 달성한 팀은 없었습니다.

현재 리그에서는 서울과 전북 다음으로 3위에 머물러 있지만 정규리그에서만 12경기 연속무패를 펼치고 있고 선두 서울과 5점차이지만 한 경기를 덜 치른 상황이라 언제든지 따라잡을 수 있고 K-리그 15개팀 중 패배가 가장 적고 전북과 함께 최다득점을 기록하고 있어서 대부분 무리한 도전은 아니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9월23일 분뇨드코르와 원정경기를 가지고 30일 홈에서 2차전을 벌여 4강진출을 꿈꾸고 있으며 트레블의 첫단추인 리그컵은 어제 우승을 했습니다.



우승이 확정된 후 환호하는 파리아스 감독 / 뉴스뱅크이미지

스틸러스 웨이가 아시아를 넘보다!!

포항은 올 시즌 시작과 함께 '스틸러스 웨이'를 선언했습니다. 경기 중 불필요한 파울과 항의를 줄이고 실제 경기시간을 늘여 관중들에게 더 재밌는 축구를 보여주겠다는 것입니다. 아무도 여기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은 파리아스 감독의 의지에 따라 스틸러스 웨이를 재밌으면서 이기는 축구로 변모시켰습니다. 작년대비 승률이 15%상승했고 경기당 평균 득점도 0.75골이 증가했습니다. 특히나 재미를 본 것은 전년대비 관중이 12.8%나 늘었다는 것입니다.

이번 리그컵에서도 스틸러스 웨이는 빛을 냈습니다. 스틸야드를 꽉 채운 관중들을 위해 빠르고 알찬 축구를 구사했고 결승전 최다골을 내며 다섯골이나 터트렸고 격렬하긴 했으나 충돌과 항의는 전혀없었습니다.

그리고 끝나고 준우승한 부산 아이파크에게 축하를 건네주었고 팬들을 경기장으로 들어오게하여 선수와 팬들이 함께 우승을 즐겼습니다. 마치 유럽축구에서나 볼 수 있었던 장면을 한국에서 보여주었습니다.

또 19년만에 처음으로 홈에서 승리가 가능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우승에대한 준비를 했습니다. 우승기념 티셔츠를 1만장이나 준비해 팬들에게 무료로 나누어 주었고 사인볼도 100개나 준비해 나누어 주었습니다.

더이상 스틸러스와 포항은 경상도에 있는 작은 도시의 축구팀이 아니었습니다.

포항은 한국 축구의 중심이었고 희망이었으며 미래였습니다.

우선 트레블의 첫 단추를 꿴 포항 스틸러스에 축하를 전하며 앞으로도 더 재밌고 더 팬들과 함께하는 포항 스틸러스 클럽이 되길 바라며 긴글을 읽으시느라 고생하신 독자들께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PS. 개인적으로 포항이 연고지라 원래 포항 스틸러스의 팬이었고 아톰즈 시절엔 유니폼도 있었습니다. 포항이 승승장구하고 우승하고 해서 기쁘긴 하나 전 현재 대구에서 일을 하고 있어서 마음이 아픕니다 ㅠ.ㅠ 그리고 저는 국내 축구는 거의 보지 않는 편입니다만 최근 포항 스틸러스 경기만 간혹 챙겨보고 있습니다. 솔직히 너무 재밌어요 ㅋㅋㅋ

댓글 3개:

  1. trackback from: CR7Ronaldo의 생각
    포항 스틸러스, 과거 명가의 재건인가 파리아스의 매직인가?? 16년만에 리그컵 우승을 차지한 포항 스틸러스 / 뉴스뱅크이미지 파리아스의 매직일 뿐인가? 아니면 진정한 구 명가의 재건인가? UEFA 챔피언스 리그가 한참 진행 중인 현 상황에 챔피언스리그 얘기가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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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축구의 축자도 모르는 저지만...

    항상 CR7Ronaldo님 블로그에서 많은걸 읽고 있습니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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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지우개 - 2009/09/21 23:08
    안년하세요~지우개님~!!

    저도 잘 모릅니다 ㅎㅎ 그냥 동네축구 조금 해본게 다지만 좋아하고 즐기는 것으로도 재밌답니다

    부족한 제 블로그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고마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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